날은 저물고 길은 머니 지극한 아픔이.....
숙종 45년 기해(1719) 1월 22일(을미) 약방에서 입진하다.
도제조(都提調) 이이명(李頤命)이 말하기를,
“성상의 대덕(大德)의 성수(聖壽)가 이미 육순(六旬)에 가까왔으니, 신민(臣民)의 경행(慶幸)에 어찌 그 한정이 있겠습니까? 성상께서는 일에 싫증이 났다고 말씀하지 마시고, 비록 정섭(靜攝)하시는 가운데 있을지라도 항상 청명(淸明)이 몸에 있으면 지기(志氣)가 신(神)과 같이 된다는 말을 생각하시어 더욱 힘껏 반성(反省)하시며 저군(儲君)에게 평안(平安)을 남겨 주시려는 계책(計策)과 군하(群下)를 칙려(飭勵)하시는 방도로 도리를 다하지 않으심이 없어야 하니, 이것이 신들의 소망(所望)입니다. 옛날에 위 무공(衞武公)은 나이 90세에 오히려 자신을 억제하는 경계(警戒)를 지으셨고, 진 목공(秦穆公)은 말하기를, ‘내 마음속의 근심은 세월이 덧없는 것이다.’ 하였으며, 한(漢)나라 소열제(昭烈帝)는 말하기를, ‘세월은 흐르는 물 같은데 공업(功業)을 세우지 못하였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효종 대왕(孝宗大王)께서는 일찍이 신의 조부(祖父)인 고(故) 상신(相臣) 이경여(李敬輿)에게 말씀하시기를, ‘날은 저물고 길은 머니, 지극한 아픔이 마음속에 있다.’ 하셨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성상께서는 이를 생각하고 마음에 두셔서 춘추(春秋)가 원만(晼晩)하다 하여 조금이라도 계술(繼述)하려는 생각을 그치지 마소서.”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계달(啓達)한 바가 좋으니, 유념(留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였다.
【원전】 조선왕조실록 41 집 53 면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외교-왜(倭) / 무역(貿易) / 역사-고사(故事)
[주] 저군(儲君) : 왕세자.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조수익 (역) | 1989
藥房入診, 都提調李頣命曰:" 聖上大德之壽, 已近六旬, 臣民慶幸, 曷有其極? 自上勿以倦勤爲辭, 雖在靜攝之中, 常念淸明在躬, 志氣如神之語, 益加猛省, 貽燕儲君之謨, 飭勵群下之方, 靡不盡其道, 是臣所望。 昔衛武公年九十, 猶且作《抑》戒, 而奏穆公曰: ‘我心之憂, 日月如邁。’ 漢 昭烈曰: ‘日月如流, 功業不建。’ 孝宗大王嘗語臣祖故相臣敬輿曰: ‘日暮道遠, 至痛在心。’ 伏願聖上, 念玆在玆, 毋以春秋之晼晩, 而小沮繼述之念。" 上曰: "所達好矣。 可不留心?"
【태백산사고본】 71책 63권 7장 A면【국편영인본】 41책 53면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왜(倭) / 무역(貿易) / 역사-고사(故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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