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퇴(進退)의 도리 무릇 사람이 사람다운 품격을 유지하고 살아가려면 나아가고 물러남에 있어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반드시 인륜도의(人倫道義)를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 『송나라의 여몽정(呂蒙正)이 정승에서 파직되었을 때 태종(太宗)이 좌우에 이르기를 “여몽정은 정승 자리에 회복되기를 눈이 빠지게 바랄 것이다.” 하니, 전약수(錢若水)가 이 말을 듣고 탄식하며 말하기를 “폐하께서 이처럼 재보(宰輔)를 경시하는 것은 절개(節槪)를 지켜 고상하게 행동하여 진퇴의 도리를 온전히 하여 폐하를 감동시킨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고는 드디어 소매를 털고 일어나 떠났다. 일찍이 어떤 도승(道僧)이 전약수에 대해서 “급류 속에서 용감하게 물러날 수 있는 사람이다.〔是急流中勇退人也.〕”라고 평하였는데, 이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