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락 부이호례(貧而樂 富而好禮)
····························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을 알고, 부유하여도 예절을 찾는다
“貧而無諂 富而無驕(빈이무첨 부이무교)”는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자여도 교만하지 않다.”는 의미이며, “貧而樂 富而好禮(빈이락 부이호례)”는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을 알고, 부유하여도 예절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자공이 공자에게 묻기를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아니하고, 부유해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떻습니까?"(子貢曰:「貧而無諂,富而無驕,何如?」)하니, 공자가 답하기를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난 속에서도 즐거움을 알고, 부유하여도 예절을 찾는 자만 못하다."라고 하였다.(子曰:「可也。未若貧而樂,富而好禮者也.」)』<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 15장>.
생각건대, 가난 속에도 영적·정신적인 즐거움 등이 있는 것인 바 이를 찾아서 즐기는 것은 가난을 이기는 근본적인 방도이고, 가난 하지만 아첨하지 않는 것은 가난을 이기는 얕고 지엽적인 방도일 뿐이다. 가난은 영혼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단순화하여 진리에 집중하는 데에 유익하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진리를 추구하는 자는 가난을 오히려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안빈낙도(安貧樂道, 비록 가난하지만 평온한 가운데 그 안에서 사람의 도리를 행하면서 즐긴다.)”라는 경구가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것이다.
아울러 생각건대, 부자(富者)가 예절을 찾는 것은 자신의 삶을 통째로 진리위에 반듯하게 올려놓고 사람답게 사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지만, 부자가 단지 교만하지 않은 것은 부자임으로 자신의 인생길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 중에 단지 그 일부분만 표면적으로 해결하는데 불과하다.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 부(富)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迷惑)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디모데전서 6장 8-10절).
어는 누구나 임종(臨終)을 맞이하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정(情)을 나누지만, 자신의 재산증서 등을 가져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 세상의 재물이 우리 인생에 있어 본질적 가치가 아님을 말해준다.
2026. 6.26.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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