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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로 통하는 길은 많다

Abigail Abigail 2021. 12. 5. 11:58

진리로 통하는 길은 많다

 

진리로 통하는 길은 다양하다. 기독교이외의 다른 종교들이나 철학, 사상들도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 밖으로 구원가능성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이는 다른 종교들에서도 구원의 빛을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이며, 이와 같은 구원의 역사에 있어서 진리를 갈구하고 찾는 이들을 이끄시는 분은 성령(聖靈)이십니다." (김성준 신부, ‘선교와 선교학’, 한국외방선교회지 2008 여름호에서)

 

성령의 작용은 성서의 계시나 혹은 교회안의 범주에서만 작용되지 아니한다. 성령은 널리 "하나님 말씀의 씨앗"을 뿌리시는 분이시고 그 씨앗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라나도록 하시는 분이다.

 

우리 조상님들이 치열하게 공맹사상을 연구하며 성리학 또 실학 등에서 삶의 좌표를 찾고자 몸부림 쳐 왔던 일들도 크게 보면 "예수 그리스도"로 인도하는 성령의 매개적인 작용이었던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리학, 실학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이치를 찾는 데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숙종 승하 직후 유학자인 소재 이이명 선생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독일 신부 퀘글러(Koegler) 등과 교류하여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예수교 관련 책자와 천문 지리 등 서양과학서적 등을 가지고 들어오신 일도 이러한 성령의 역사하심의 범주 내의일로 볼 수 있다.

 

진리로 통하는 길은 이처럼 많다.

 

이 원리를 일찍이 알아차린 백강 이경여 선생은 학문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시(詩)를 남겼다.

 

貴多聞 且闕疑 升高致遠 有前期 (학귀다문 차궐의 승고치원 유전기)

千塗萬轍 同歸一 要把人心 戒入危 (천도만철 동귀일 요파인심 계입위)

학문의 목적은 많이 듣고 널리 물어 견문을 넓히는데 있으며 또 의아한 것을 깨치려는데 있는 것이니, 학문이 높이 오르고자 함에는 먼저 기약함이 있어야 한다.

학문하는 평생의 방도는 천 가지 길과 만 가지 수레바퀴가 있으나 그 궁극의 결과는 하나이니, 반드시 인심(人心)을 잘 파악해서 위험한 길에 들지 않도록 경계해 가야 한다.

 

이 시는 백강 이경여 선생이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잡혀가 사형수 감옥인 남관(南舘)에 구속되어 있을 때 지은 시로서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란 말을 뒷받침하는 시라고 하겠다. 백강 선생은 우리가 학문을 하는 목적은 진리를 깨우치고 실천함에 있으며 그 핵심은 민심을 바르게 아는데 있는 것으로 민심은 바로 천심(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의 기독교의 심각한 문제는 너무나 많은 해석과 종파들이 나와 이단(異端)들이 설치고 있다는 것인데, 결코 민심으로 나타나는 천심에서 벗어나면 안 될 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과 범사의 생성과 작용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칼빈(John Calvin)의 평생의 좌표가 "하나님 앞에서" 이었듯이, 우리들 모두의 좌표도 "하나님 앞에서" 이기를 소망한다.

 

2021.12. 5.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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