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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와 성의(誠意)로써 임해야

Abigail Abigail 2021. 4. 7. 11:06

예(禮)와 성의(誠意)로써 임해야

 

가정이든 단체이든 나라이든 한 조직체를 이끌어 가는 데에는 예(禮)를 바탕으로 함이 절실하고 또한 진실로서 성의(誠意)를 다해야 비로소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가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있어서 예(禮)가 없는 것은 비유컨대 마치 밤새도록 어두운 방안에서 무엇을 찾는 것과 같으니 촛불이 없으면 어찌 볼 수 있겠는가” ~ 사계 김장생 선생의 ‘의례문해(疑禮問解)’ 서문(청음 김상헌 선생 씀)에서

 

여기서 말하는 예(禮)는 천지자연(天地自然)의 이치(理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천지자연의 이치로서 인간의 모든 관계들을 규율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로 하늘을 공경하고 인륜(人倫)을 지키며 건전한 윤리도덕을 숭상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이 태평성대를 이루신 근간에는 이런 깊고 높은 정신을 가지고 당시로서는 최고의 윤리규범인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모든 백성이 몸에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솔선수범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왕자(王者)가 백성을 사랑하는 방도는 반드시 성의(誠意)를 가지고 서로 신뢰한 뒤에야 민심(民心)이 스스로 복종을 하는 것입니다. 만일 적군(敵群)만들기 만을 일삼고 백성의 원한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군사(軍士)가 아무리 많다 한들 어디에 쓰겠습니까.” ~ 1627년(인조5년) 1월6일 순안어사 백강 이경여 선생

 

리더와 구성원간의 신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조직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상호간에 신뢰가 쌓이려면 특히 리더는 반드시 정직한 마음으로 성의를 가지고 임해야만 한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인데 민심을 거역하면 무너져 내리는 것은 또한 시간문제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널리 두루 듣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들 이야기만 듣는 것이 바로 독재의 시작이요 망국(亡國)의 지름길이다. 특히 나라가 번영하려면 리더는 듣기 거북한 말에 더욱 더 귀 기울여 들을 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언로(言路)가 막히면 몸에 혈관이 막히는 것과 같은 것이니 어떻게 오래 지탱할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 백강 선생이 임금에게 하신 말씀으로 보자. “간(諫)하는 말을 받아들이고 직언을 용납하되 시원스럽게 수용해야 하는 도리에 부끄러운 점이 있는 것은 성상(聖上)의 도량(度量)이 확충되지 않고 사심(私心)을 이기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아, 천명(天命)은 믿기 어려운 것이며 인심(人心)은 떠나기 쉬운 것입니다. 하늘은 높이 위에 있으나 매우 분명하게 관찰하고 있으며 백성은 아래에 있으나 지극히 어리석으면서도 신령스러운 존재입니다. 임금의 한 마음은 그 기미(幾微)가 매우 은미(隱微)하지만 선악(善惡)의 효력은 그림자와 메아리보다도 빠르며, 일상 행동이 지극히 비근(卑近)한 것이라 하더라도 추기(樞機)의 발동은 천지(天地)를 감동시키기까지 하니, 감응(感應)의 이치는 속일 수 없는 것입니다.”

~ 효종1년(1650년) 7월 3일, 영의정 이경여(李敬輿)의 상차문(上箚文)에서

 

2021. 4. 7.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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