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천지자연과 하나가 되다

Abigail Abigail 2026. 3. 26. 16:10

천지자연과 하나가 되다

 

두 물 만나는 곳이 우리 집이니 / 兩河交處是吾廬

백묘의 땅으로도 살기엔 넉넉하구나 / 百畝生涯覺有餘

회나무 버드나무 우거져 창문에 드리우고 / 槐柳陰陰垂戶牖

뽕나무와 삼대는 어지러이 빈터를 덮었네 / 桑麻靡靡遍丘墟

한가한 중에 취미로 시(詩) 짓고 나니 / 閑中趣味詩題後

들 밖 풍경은 막 비가 그쳤구려 / 野外風光雨歇初

궤안에 기대 멍하니 때론 나를 잊노니 / 隱几嗒然時喪我

옆 사람아 어디 사는지 묻지 마오 / 傍人且莫問何居

 

[주(註)-1] 백묘(畝)의 땅 : 주(周)나라 정전법(井田法)에서 한 농부에게 나누어 준 밭으로, 여기서는 평범한 농부의 삶을 가리킨다.

[주(註)-2] 궤안에 …… 잊노니 : 은거하여 자신을 잊고 천지자연과 하나가 됨을 말한다. 《장자(莊子)》〈제물론(齊物論)〉에 “남곽자기(南郭子綦)가 안석에 기대어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지으며 멍하니 자기 자신조차 잊은 듯하였다.” 하였다.

 

위의 한시(漢詩)는 한포재 이건명 선생이 지은 ‘또 차운하여 회포를 풀다(又次遣懷)’라는 제목의 시(詩)로 「한포재집(寒圃齋集)」에 기록되어 있다.

 

이 시에서 한포재 이건명 선생은 지금의 고양시 교하(交河)의 한강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곳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자연과 어울리며 농사일 하고 지내면서, 시를 지어 정신과 마음을 가다듬고는 들 밖의 비개인 풍경을 바라보면서, 천지자연(天地自然)과 하나가 된 영혼과 마음의 상태가 되어 자기 자신조차도 잊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말하고 있다.

 

생각건대 천지자연은 하나님이 지으신 것으로 하나님의 가르침과 섭리(攝理)가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인즉, 천지자연과 하나가 된 영혼과 마음의 상태가 되어 자기 자신조차도 잊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하나님의 가르침과 섭리를 깊이 깨닫고 성스러운 하나님의 사람이 되었다는 말이 된다.

 

생각건대,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지자연은 불멸의 진리가 녹아 있는 영원한 우리들의 스승이다. 그러므로 시대가 아무리 각박하고 형편이 어렵더라도 천지자연을 가까이 하여 깨달음과 영혼과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는 노력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이렇게 천지자연과 가까이 지낸다면 이 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페륜(悖倫)과 죄악과 범죄들은 크게 줄어들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홍자성(洪自誠)은 그의 저서「채근담(菜根譚)」에서 천지자연의 이치에 대해 말하기를 “세월은 원래 길건만 마음 바쁜 사람이 스스로 짧다 한다.[歲月本長,而忙者自促.(세월본장,이망자자촉.)] 천지는 원래 끝없이 넓지만 속 좁은 사람이 스스로 좁다 한다.[天地本寬,而鄙者自隘.(천지본관,이비자자애.)] 바람과 꽃, 눈과 달은 원래 한가롭지만 일에 바쁜 사람이 스스로 번거롭다 한다.[風花雪月本閒,而勞攘者自冗.(풍화설월본한,이노양자자용.)]”라고 하였으니, 이 글은 우리가 천지자연을 가까이하며 하나님의 성품을 배워 도량(度量)을 넓히고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영생(永生)을 바라보는 데 훌륭한 지침이 된다.

 

2026. 3.26.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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