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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거칠어지면

Abigail Abigail 2026. 3. 14. 09:21

언어가 거칠어지면

 

요즘 학생들은 욕(辱)을 입에 달고 다닌다. 욕이 없으면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다. 특별한 악의(惡意)를 갖고 욕을 하기보다 욕이 일상어(日常語)이다. 욕을 섞어 말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욕설은 자신과 상대방의 심성(心性)을 거칠게 하고 관계를 왜곡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언어가 심각하게 오염된 것은 불안정한 심리 상태와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기에 가정교육과 공교육이 모두 망가진 결과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되고, 학교에서는 성적만을 강조하는 입시교육이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영화, TV, 휴대폰이 언어 파괴를 부채질하며 욕설을 쉽게 접하게 한다. 또 비속어(卑俗語)를 사용하는 자녀를 보고도 혼 내지 않고 놔두는 부모가 많아진 것도 큰 이유다. 성장기에 욕설을 많이 쓰면 뇌 발달과 인격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다. 빗나간 언어는 빗나간 품성, 빗나간 행동으로 이어지고 결국 빗나간 인생을 만들고 만다.

 

최근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成人)들에게도 만연한 욕설 문화는 인터넷 등 에서 더욱 기승(氣勝)을 부린다. 익명(匿名) 뒤에 숨어 쏘아대는 욕들은 얼굴을 맞대고 하는 욕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다. 어찌 된 셈인지 작가·판사·교수 등 좋은 말을 지켜야 할 지식인들이 거꾸로 언어폭력을 주도하고 있다. 필요한 논쟁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논의되는 사회적 주제에 대해선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막말을 통해 피해자의 명예를 일방적으로 훼손하는 것이 문제다. 공공언어인 방송에서도 언어예절이 실종되고 막말과 비속어가 일상화된 품격 없는 말을 방송에서 내보내는 것도 큰 문제다. 일부 정치인들의 천박한 말도 사회지도층의 낮은 인격을 나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격을 떨어뜨리고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말은 버릇이며 몸에 배는 습관이다. 다른 이를 배려하지 않는 욕설과 거친 언어는 상대방에 대한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때로는 죽음으로 치닫게 할 정도로 사람의 감정을 격하게 한다. “악인(惡人)들의 입은 기만과 폭언으로 가득 차 있고, 그들의 혀 밑에는 욕설과 악담이 가득하다.(시편 10편 7절)”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말을 순화하고 아끼며 신중함과 자제력을 지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백강 이경여 선생이 남기신 「백강가훈(白江家訓)」에 “상스러운 말을 쓰지 말라”는 말씀이 있다. 말은 마음의 상태와 이어져 상호작용을 하는 만큼 ‘마음의 수양(修養)’과 깊은 관계가 있다. 상스러운 말을 잘 쓰는 사람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여 남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성장하기는 매우 어렵다. 상스러운 말들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황폐하게 만들며, 궁극적으로 나와 주변의 삶을 파괴시키고, 우리사회의 건전화에도 나쁜 영향을 주어 우리사회를 살기 힘든 병든 사회로 이끌어 간다.

 

말은 어떤 때는 약이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독(毒)이 된다. 언어는 나와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고리 역할도 한다.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해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는 언어가 우리 사회의 건강과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말은 마음의 거울임을 잊지 말고 스스로 순화(純化)된 말을 사용하여 자신의 인격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바른 언어습관과 심성을 갖도록 하는 언어 순화 캠페인을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해 학교나 가정은 물론 모두가 이 캠페인에 동참하게 해야 할 것이다.

 

2026. 3.14.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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