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름달(端正月)
································································ 한포재 이건명 선생
오랜 비 막 그치고 더운 기운 남았는데 積雨初收暑氣殘
맑은 가을 달빛이 매우 볼만하구나 淸秋月色最宜看
높이 걸린 옥우(玉宇)는 본래 붙어있는 곳 없는데 高懸玉宇元無着
금빛 물결 펼치며 찬 기운 보내오네 舒轉金波自送寒
뭇 별들 빛을 뽐내는 걸 허락지 않고 不許衆星爭夜色
은하수 따라 구름 끝 희롱하길 좋아하네 好隨明漢弄雲端
자첨(子瞻)이 문득 봄날 밤의 감상을 말했기에 子瞻漫道春宵賞
항아(姮娥) 에게 묻고 싶어 문득 난간에 기댄다 欲問姮娥便倚欄
<출처 : 한포재집(寒圃齋集)>
1) 옥우(玉宇) : 신화 속의 신선이 산다는 궁전으로, 여기서는 달을 가리킨다.
2) 자첨(子瞻)이……말하여 : 소식(蘇軾)의 〈춘야(春夜)〉시에 “봄날 밤의 일각은 가치가 천금이니 꽃엔 맑은 향이 있고 달엔 그림자가 있구나. 노래하고 피리 부는 누대엔 소리가 가느다랗고, 그네 뛰는 정원엔 밤이 깊고 조용하구나.[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陰, 歌管樓臺聲細細, 鞦韆院落夜沈沈.]” 하였다.《東坡全集 卷30》
3) 항아(姮娥) : 달 속에 있다는 전설 속의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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