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치유의 능력을 가질 수도
침묵이 때로는 매우 소중한 것임은 불교시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이란 시에서 잘 엿볼 수가 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을 떠나간 님의 긴 침묵은 선생의 가슴에 깊고도 깊은 사랑과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침묵은 때로는 말보다 엄청난 위력으로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흔들 수가 있는 것이다.
침묵은 최상의 답변일 수 있다. ‘가장 깊은 감정은 항상 침묵 가운데에 있다’ - 토마스 모어(Thomas More).
하나님을 향해서는 외치고 부르짖으라.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말을 아끼라. 침묵은 금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듣기는 속히 하되 말하기는 더디게 하고 화를 내는 것은 더욱 깊이 생각하고 기도한 연후에 하라!
하나님과 소통한 연후에 말하고 화를 내도록 노력하자!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빌립보서 4장6절)” 기도와 간구를 통해 얻는 하나님의 지혜를 힘입어 말하고 대처해 나가는 길이 궁극적으로 최상의 길이요 생명의 길이다.
우리는 걱정과 두려움이 아니라 평화와 담대함으로 살라고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 하나님은 항상 곁에서 들으시고 인도하시는 분이다. ‘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없애주지 못한다. 그냥 오늘의 기운을 빠지게 할 뿐이다’ ~ C.H. 스펄전(C.H. Spurgeon). 그러므로 걱정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음성을 듣고 난 연후에 말하고 행동하자!
특별히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자. 하나님이 죄 많은 나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신 은혜를 생각하고 남들에 대해 험한 말을 하고 화를 내는 일을 자제하자! 인간은 누구나 원죄(原罪)로 인하여 완벽하게 선(善)할 수는 없는 존재임을 명심해야한다.
세치 혀는 독을 뿜어내기도 하지만 침묵은 치유의 능력을 가질 수도 있다.
2021. 6.20.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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