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보면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 참으로 중요한 덕목(德目)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못하며 쉽게 하기 어려운 일, 자신이 무엇인가 크게 희생하는 일들을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이웃에게 그를 인정하며 힘이 되어주는 말을 하는 것은 큰 희생을 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런 격려의 말을 듣는 이들에게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인생이 바뀔 만큼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춘추전국시대의 일입니다. 거문고의 달인 백아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가을 산에서 거문고를 타고 있다가 종자기라는 나무꾼을 만났습니다.
종자기는 평생 산지기로 살았는데도 백아의 거문고에 실린 감정을 정확하게 알아맞혔습니다. 산의 웅장함을 표현하면 "하늘 높이 우뚝 솟은 느낌 태산과 같구나!"라고 하고 큰 강을 나타내면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의 흐름이 마치 황하 같구나!"라고 맞장구 쳐 주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연주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무엇을 하려는지 정확히 알아보아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생긴 것입니다. 한때 연주를 포기하려 했던 백아는 종자기 덕분에 연주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고, 나중에 그는 한 나라의 고관(高官)이 되어 음악교육을 담당하게까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백아는 종자기의 병사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의 무덤 앞에서 통곡하던 백아는 "내 음악을 알아주던 유일한 사람이 사라졌으니 이제 더 연주하여 무엇 하랴!" 탄식하며 거문고 줄을 전부 끊은 후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답니다.
이야기가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가 이웃을 알아보고 그의 좋은 점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인정과 격려의 힘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누구나 알고 보면 장단점이 있고 특징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웃의 눈에 잘 뜨지 않는 장점과 잠재력을 알아보는 세심한 마음가짐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웃을 북돋아 주는 실천을 하는 삶의 태도를 길러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랑의 마음을 기르는 일, 덕성(德性)을 기르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좋은 행실은 메아리가 되어 결국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덕필유린(德必有隣)이란 말이 헛되지 않습니다.
2021. 1.25. 이 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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