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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동산

Abigail Abigail 2025. 8. 5. 18:25

꿈의 동산

 

인류의 구원자로 불리는 예수 그리스도 조차도 이 세상 모든 인간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생각건대 이는 아담과 이브의 원죄(原罪)로 인하여 모든 인간이 지니고 태어난 지울 수없는 죄악(罪惡)의 성품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런데 백강 이경여 선생의 ‘영의정 사직 상소문’에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어 눈에 띤다.

 

“신(臣)의 구구한 본심으로는 그저 한 조정에 벼슬하고 있는 동료들과 성심을 다하여 서로 대우하고, 공경하고 협동하여 상호 면려(勉勵)하면서 친함과 소원함에 간격을 두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리하여 재능이 있으면 반드시 천거하고 허물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잡고자 하였는데, 이런 마음으로 나라에 보답하면 거의 조그만 보탬이 되리라 여겼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같지 않고 세상이 날이 갈수록 더욱 어렵고 험해지면서 논의가 가닥이 많아지고 거짓말이 날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렵고 걱정스러운 것들이 눈에 가득하여 손을 댈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옛날의 통달한 재능을 갖춘 사람으로 하여금 이 일을 감당하게 하더라도 수많은 어려움을 두루 구제하여 성상(聖上)의 마음에 맞게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백강 이경여 선생, 영의정 사직 상소문, 효종 1년(1650년) 7월 3일>.

 

그렇다면 인간은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만으로 우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꿈의 동산’을 과연 이룰 수 있겠는가?

 

생각건대,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의 능력은 유한한 것이므로 인간은 오로지 이 세상에서 ‘꿈의 동산’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갈 뿐이다. 그리하면 이 세상에서는 비록 이루어지지 못할 지라도 사후에 하나님의 나라인 천국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오직 천리(天理) 즉 하늘이 만물을 다스리는 이치(理致)를 깨닫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깨달을 바를 모든 정성을 다해 실천하고 살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이후의 일들은 다만 하늘에 맡길 뿐이고 우리 인간의 영역이 못된다.

 

이런 의미에서 나라를 위한 충절(忠節)로 선왕(先王)의 유지(遺志)를 실천하려다가 악인들의 모함(謀陷)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 한포재 이건명 선생이 마지막 남긴 ‘절명시(絶命詩)’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과 교훈을 남긴다.

 

허국단심재 (許國丹心在) 나라를 위한 일편단심은 여전하니

사생임피창 (死生任彼蒼) 죽고 사는 것은 저 하늘에 맡기노라

고신금일통 (孤臣今日慟) 외로운 신하가 오늘도 애통하니

무면배선왕 (無面拜先王) 선왕을 뵈올 면목이 없네

 

위의 시에서 한포재 이건명 선생은 이런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죽고 사는 것은 저 하늘에 맡기노라[死生任彼蒼(사생임피창)]”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는 구국(救國)의 일념으로 목숨을 걸고 노력했지만 악인들의 모함을 받아 이렇게 읊은 후 세상을 떠났는데, 이후 하늘의 감동과 은혜가 있어 그의 뜻대로 영조·정조의 부흥시대가 열리고 그는 조선 후기에 나라의 정신적인 기둥이 되었으니, 그의 ‘꿈의 동산’은 그의 사후에야 비로소 실현되었던 것이다.

백강 이경여 선생 간찰

2025. 8. 6.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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