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분낙도

하늘을 공경(恭敬)하라

Abigail Abigail 2025. 1. 13. 00:50

백강 이경여 선생 친필

하늘을 공경(恭敬)하라

 

“단서(丹書)에 말하기를 “공경히 하는 마음이 게으른 마음을 이기는 자는 길(吉)하고, 게으른 마음이 공경히 하는 마음을 이기는 자는 멸망한다.”라고 하였다.[丹書 曰 敬勝怠者 吉 怠勝敬者 滅.]”<소학(小學) 內篇 敬身 심술지요(心術之要) 제1장>.

 

‘숫타니파타’에서는 “속박(束縛)과 생존에 대한 집착을 없애 버리고 저 진리의 세계로 들어간 사람, 애욕(愛慾)의 길을 완전히 끊어 버렸으므로 가을 같이 투명한 사람, 자신을 깊이 관찰한 사람, 똑똑하고 꿋꿋하여 넉넉한 사람, 그 마음씨가 거칠지 않으며 모든 불신감에서 벗어난 사람은 당연히 공경(恭敬)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누구나 이런 훌륭한 사람들을 공경하고 그들로부터 배우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공경함을 잊지 말아야 대상은 사람이 아닌 하늘의 섭리(攝理)이다. 매사에 하늘의 섭리를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근신(謹愼)하는 사람은 마침내 성공하지만 자신을 앞세우고 교만하고 태만한 자는 결국 실패한다.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의(義)를 따라 사는 사람을 반드시 높이는 하나님의 섭리에서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며, 무엇보다 그들은 항상 마음의 평강과 즐거움을 누리고 살아간다.

 

우리 조상님들은 예전부터 하늘을 공경하였으니,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래되기 이전인 1631년 백강 이경여 선생의 아래의 말씀에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는 하늘을 공경하는 하나님의 은총(恩寵)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하늘은 이치(理致)이니, 한 생각이 싹틀 때 이치에 합하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어기는 것이고, 하나의 일을 행할 때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소홀히 여기는 것입니다. 옛적의 제왕(帝王)이 매우 조심하며 상제(上帝)를 대한 듯 행동한 것은 진실로 이 때문입니다. 정성으로 하늘을 섬기면 천명(天命}이 계속 아름답게 내려지지만 하늘을 어기고 이치를 거스르면 천명이 영원히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마음은 인자(仁慈)하여 차마 갑자기 끊어버리지 못하니, 반드시 재이(災異)를 내려 견책한 뒤 흐리멍덩하게 깨닫지 못하여 끝내 고치지 않은 다음에야 크게 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재앙이나 복은 자신이 초래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잘못을 깊이 징계하고 스스로 장래의 복을 구하여 상림(桑林)의 육책(六責)1)으로 몸을 살펴 반성하고 운한(雲漢)의 8장2)으로 몸을 기울여 덕(德)을 닦으소서. 심술(心術)의 은미한 곳으로부터 궁정의 사람 없는 곳과 동작하고 이야기하는 사이에 이르기까지 삼가 공순하고 공경히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게 하소서. 천명(天命)을 스스로 헤아려 천리(天理)로써 보존하고 자연의 법칙으로써 움직여, 공경하고 조심스럽게 하기를 마치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 힘써 성의(誠意)를 쌓아 기필코 즐겁게 되시도록 하는 것과 같이 하소서.』<1631년 인조 9년 10월 3일 백강 이경여 선생 상차문(上箚文)에서>

 

[주-1]상림(桑林)의 육책(六責) : 은(殷)나라 시조 성탕(成湯)이 7년 동안 가뭄이 계속되자 상림에서 비를 빌며 자책한 여섯 가지. 곧 정치가 잘 조절되지 않았는지, 백성을 병들게 하지 않았는지, 궁실이 지나치게 화려하지나 않았는지, 여자의 청탁이 성행하지 않았는지, 뇌물이 공공연히 행해지지 않았는지, 참소하는 사람은 없었는지 한 것이다.《순자(荀子)》 27 대략(大略).

[주-2]운한(雲漢)의 8장(八章) : 운한은 가뭄을 하늘에 하소연한 《시경》 대아(大雅)의 편명(篇名)으로, 주 선왕(周 宣王)이 여왕(厲王)의 폭정을 이어 받아 잘 다스리려는 뜻이 있었으나 한발을 만나자 두려워하면서 하늘에 하소연한 내용이다.

 

생각건대, 하늘을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요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신 만인(萬人)을 공경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국민들의 천부적(天賦的) 인권(人權)의 보장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로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지키고 발전시켜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 또한 하늘을 공경하는 것이니 모든 기독교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여야 한다.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전체주의, 공산주의 등을 신봉하고 따르는 기독교인이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2025. 1.13.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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