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살려면
우리는 영혼을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태초에 주어진 고귀한 가치에 모자람이 없는 삶을 살아가야할 것이다. 이를 위한 오랜 인류의 탐구를 한마디로 하면 "하늘을 섬기는 도리(道理)"를 배우며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될 것이다.
"하늘을 섬기는 도리"를 알아 이를 위해 살다간 사람 중에 야곱(Jacob)이 있다.
성경은 도덕적으로 완전한 사람을 추구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있는 약점과 결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추구한다. 야곱이 줄기차게 추구한 삶이 바로 그런 삶이었다. 그가 불모지 루스 땅을 하나님의 집을 뜻하는 벧엘(Bethel)로 고친 것이나 나루터 얍복을 하나님의 얼굴을 뜻하는 브니엘(Peniel)로 바꾼 일들이 이를 말하여 준다.
이리하여 야곱이 젊은 날에 청운의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난 후 30년 만에 고향 벧엘(Bethel)로 되돌아 왔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의 이름을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바꾸게 하셨다(창세기 35장). 야곱은 땅의 사람, 육(肉)의 사람을 뜻하는 이름이고 이스라엘(Israel)은 영(靈)의 사람, 하늘의 사람을 일컫는 이름이다. 우리도 세월 속에서 육의 사람에서 영의 사람으로, 땅의 사람에서 하늘의 사람으로 자신을 극복 승화 시켜 나가는 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런 도전이 있을 때에 사람답게 사는 길이 열려질 것이다.
우리 역사에 "하늘을 섬기는 도리"를 임금에게 강조하여 지킬 것을 말씀한 분이 있으니 백강 이경여 선생으로 그는 인조임금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늘을 공경하는 일입니다. 임금이 두려워 할 것은 하늘뿐입니다. 하늘은 이치(理致)이니, 한 생각이 싹틀 때 이치에 합하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어기는 것이고, 하나의 일을 행할 때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소홀히 여기는 것입니다. ··· 정성으로 하늘을 섬기면 천명(天命)이 계속 아름답게 내려지지만 하늘을 어기고 이치를 거스르면 그 천명이 영원히 끝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의 마음은 인자하여 차마 갑자기 끊어버리지 못하니, 반드시 재이(災異)를 내려 견책한 뒤 그래도 깨닫지 못하여 끝내 고치지 않은 다음에야 크게 벌을 내리는 것입니다. ··· 하늘이 멸망시키거나 사랑하여 돕는 것은 공경과 불경(不敬), 정성과 불성(不誠)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천명은 일정함이 없으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조선왕조실록, 1631년(인조9년) 10월3일 백강 이경여 선생 상차문(上箚文)에서>.
길지 않은 인생 참으로 복되게 살려면 불멸의 고전을 존중하고 자연의 이치와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자. 그때에 비로소 우리는 내면세계로 부터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銅綠)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마태복음 6장 19-20절).
즐겁게 노는 일 미처 끝나지도 않아(行樂未云央)
영고성쇠(榮枯盛衰) 하루아침에 나뉘나니(榮枯一朝分)
이 때문에 옹문자(雍門子)가(所以雍門子)
거문고 연주하자 전문(田文)이 눈물 흘렸지(鼓琴感田文)
[주(註)] 옹문자(雍門子)가 …… 눈물 흘렸지 : ‘전문(田文)’은 제(齊)나라 맹상군(孟嘗君)이다. 옹문자는 제나라 옹문에 살았던 사람으로 금곡(琴曲)에 뛰어나서 그가 거문고를 가지고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는데, 그가 일찍이 맹상군 앞에서 인생의 부귀영화(富貴榮華)가 덧없음을 소재로 하여 거문고를 한 곡조 타니, 맹상군이 슬퍼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說苑 善說》.
<출처: 서하 이민서 선생, 서하집(西河集)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그런즉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이 “재물, 지위, 명예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경계하라. 언젠가 그대가 이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그대는 그대가 얼마나 가난한 존재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한 경고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아울러 특별히 주목할 바는 장자(莊子)의 말이니 그는 말하기를 “허리띠 장식을 훔치는 자는 사형을 당하고, 나라를 훔치는 자는 제후가 되어 인의(仁義)를 말하니, 참으로 부당하다. 속임수에 뛰어난 자들이 지혜를 앞세워 순수하고 어린 백성을 속이는 일이야 말로 자연의 뜻을 거스르는 가장 추악한 행동이다.< ‘장자(莊子)’에서>”라고 하였다.
2023.12.27.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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