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나는 날마다 죽노라

Abigail Abigail 2026. 6. 28. 22:06

나는 날마다 죽노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진리)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누가복음 9장 24절).”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셨으니 이것이 곧 그의 십자가의 죽음이며, 우리들의 구원(救援)은 이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이다.

 

정조대왕은 신임사화(辛壬士禍) 때 소재 이이명 선생의 행적을 기리며 그의 ‘충문공(忠文公) 이이명(李頤命) 치제문(致祭文)’에서 깊은 감회(感懷)의 기록을 이렇게 남겼다.

 

아득히 신임을 생각하니 / 緬惟辛壬

어느덧 육십 년 남짓한데 / 餘六十年

함지에 해를 받들고 / 咸池捧日

지주에 하늘을 받드네 / 砥柱擎天

황각에 나란히 서고 / 竝武黃閣

창저에 몸을 맡겼으니 / 委身蒼邸

경은 달과 별처럼 밝았고 / 我如月星

남들은 사특한 기운으로 어두웠네 / 人爲氛翳

한 번 죽기를 결단하니 / 一死之辦

만대의 터전이라 / 萬世之基

경에게야 무슨 유감이리 / 在卿奚憾

죽음에 시국의 영광이 있었네 / 死有榮時

죽백에 칭송이 드리우고 / 竹帛垂褒

간첩에 찬란하게 빛나니 / 簡牒煌煌

지금이 어느 해이던가 / 今歲何歲

풍렬이 더욱 빛나도다 / 風烈愈光

저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 彼婉㜻者

이 밝은 귀감을 볼지어다 / 視此昭鑑

관원으로 하여금 잔을 드리게 하여 / 伻來奠酌

나의 광세의 감회를 표하노라 / 表予曠感

 

[주(註)-1]신임(辛壬) : 경종(景宗) 즉위 초인 신축년(1721, 경종1)과 임인년(1722, 경종2)의 두 해를 말한다. 경종이 즉위한 뒤 노론은 왕의 허약함을 이유로 후사를 결정할 것을 주장하여 1721년 연잉군(延礽君)을 왕세제로 책봉하게 했으나 소론은 이에 반대했다. 이어 김창집(金昌集) 등의 건의로 왕세제의 대리청정이 실시되자 소론의 김일경(金一鏡)이 노론에서 왕의 병을 조작하여 발설했다는 죄로 노론의 4대신인 김창집, 이건명(李健命), 이이명(李頤命), 조태채(趙泰采)를 탄핵하여 귀양 보낸 뒤, 다시 목호룡(睦虎龍)을 시켜 노론이 이이명의 추대를 모의했다고 무고하게 함으로써 옥사를 일으켜 많은 노론을 숙청한 일이 있었는데, 이 일이 신축년과 임인년 두 해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므로 ‘신임사화(辛壬士禍)’라고 한다.

[주(註)-2]함지(咸池)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서 나온 말인데, 해가 빠지는 곳을 뜻한다. 이와 반대로 해가 뜨는 곳은 부상(扶桑)이라고 한다.《楚辭 離騷》

[주(註)-3]지주(砥柱) : 산 이름으로, 중국의 황하(黃河) 가운데 우뚝이 서서 거센 물살을 견디는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세속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절조를 지키는 군자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지주중류(砥柱中流)라 하기도 한다.

[주(註)-4]황각(黃閣) : 한 나라 이후로 재상이 정사를 보는 청사의 문에 황색을 칠했던 것으로 인하여 재상의 청사를 ‘황각’이라 하고, 또 재상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주(註)-5]창저(蒼邸) : 세자궁을 말한다. 세자궁이 동쪽에 있다 해서 동궁(東宮)이라 하는데 동방의 색이 청(靑)이므로 청저(靑邸)라고도 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이는 요한복음 12장 24절에 그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후 자기 자신은 죽었다고 했다. 오직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자기 안에서 산다고 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라디아서 2장 20절)”

 

충민공(忠愍公) 이건명 선생이 순국(殉國)하실 때에는 참소(讒訴)하는 역신(逆臣)들의 말들이 교묘하여 진위(眞僞)를 가리기 어려웠으나, 하늘의 섭리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요, 거짓됨은 세월 속에서 결국 드러나지 아니함이 없는 것이다. 인간의 모사(謀事)로는 영원히 하늘을 가릴 수 없으니, 어찌 하늘을 공경하고 두려워하지 아니 하리요.

 

속세(俗世)의 부질없는 판단과 비난은 뒤로하고, ‘하늘의 도(道)’에 뜻을 두어 인격을 연마하고 개발하며 진리와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인생이 참으로 승리하는 인생이다. 이 길로 나아감에 일만(一萬) 가지의 어려움이 들이닥칠지라도 스스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요 값진 인생이다. 이는 군자(君子)의 도(道)이기도 하지만, 예수그리스도의 도(道)이기도하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들에게 영생복락(永生福樂)의 축복(祝福)을 내려주시기를 즐거워하신다.

 

충민공(忠愍公) 이건명(李健命) 치제문(致祭文) ~ 정조대왕

 

자신의 몸을 죽여 순국함을 / 殺身殉國

군자가 인(仁)이라고 하는데 / 君子曰仁

백대에 걸쳐 한 사람이 있으니 / 百世一有

경이 실로 그 사람일세 / 卿實其人

서사의 명을 지니고 떠났는데 / 西槎銜命

북문에 화가 일어나니 / 北門煽禍

음양이 서로 편을 나누어 / 陰陽以類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네 / 玄黃于野

참소하는 사람의 말이 교묘하고 / 讒夫舌簧

진흙을 뒤집어쓴 무리가 설치니 / 負塗躑躅

한 손으로 사직을 부지했음은 / 隻手扶社

곧 누구의 공이던가 / 繄誰之力

천지의 경상(經常)이 / 天經地彝

경의 덕분에 인멸하지 않았으니 / 賴以不湮

태세 알봉이 / 太歲閼逢

마치 어제인 듯하네 / 如隔玆晨

경의 정령(精靈)이 위로 올라가 / 精爽上升

구름 너머에서 좌우로 행하니 / 左右雲鄕

신(神)이 여기에 이름에 / 神之來思

올리는 술이 향기롭도다 / 有酒馨香

 

[주-1]서사(西槎)의 …… 벌어졌네 : 1721년(경종1)에 이건명(李健命)이 노론 4대신의 한 사람으로서 세제(世弟)의 책봉을 주청 한 후 책봉 주청사(冊封奏請使)로 청나라에 간 동안 국내에서 신임사화(辛壬士禍)가 일어나 소론에 의해 노론이 제거되는 치열한 정쟁(政爭)이 있었음을 두고 말한다.

[주-2]알봉(閼逢) : 고갑자(古甲子)의 갑년(甲年)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영조(英祖) 즉위년인 갑진년을 뜻한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린도전서 15장 31절) ”사도 바울은 이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날마다 죽었다. 그렇게 함으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永生)의 길을 따라갔다.

 

소재 이이명 선생, 한포재 이건명 선생처럼 진리와 영원한 생명을 위해 죽는 것을 기쁨으로 삼자. 그리하면 내면세계의 평안과 기쁨이 찾아오고 내세에는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 지금 엄청난 혼란과 커다란 위기 속에 빠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구해낼 수 있는 길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26. 6.29.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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