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내가 가야할 길인가?

Abigail Abigail 2023. 1. 26. 16:50

내가 가야할 길인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가지 않은 길’>

 

지금까지 걸어온 나의 인생길은 내가 가야할 길인가? 나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혹시 다른 샛길로 가거나 아니면 역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를 잘 살피지 않는 사람은 항상 불안하다. 하지만 자신이 걸어야할 길임을 깊이 성찰(省察)하고 확신하는 사람은 비록 현실이 고되고 힘들지라도 결코 좌절하지를 않는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俗)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淡淡)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實踐)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우매한 사람은 자신을 성찰하지도 않고 오직 세상의 성공이란 목표만 보고 나가며, 현명한 사람은 목표를 향해 가면서도 자신이 가는 길이 올바른 길인가를 항상 살핀다. 특히 현대인들은 주위를 살필 겨를도 없이 앞으로만 달려나기기 일수이다. 하지만 쉽사리 그 목표에는 다가설 수가 없음을 알고는 좌절과 실패감만 가득 안고 자신이 달려 나온 길을 돌이키지만 그 때는 이미 때늦은 후회가 있을 뿐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한복음 14장 6절). 이 말씀은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깊이 새겨듣고 성찰해야할 말씀이다. 아무리 급하고 바쁘더라도 자신이 가야할 길이 아닌데 성급하게 가는 것은 점점 더 삶의 고통과 좌절만 더할 뿐이다. 애초에 비록 출발이 좀 늦더라도 길을 바로잡아 올바른 길, 인륜도의(人倫道義)의 길로 나아가야한다.

 

2023. 1.26.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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