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어근 춘용엽부(木晦於根 春容曄敷)
남송(南宋)때 유병산(劉屛山)이란 사람이 주희(朱熹)의 관례(冠禮) 때 주희의 자(字)를 원회(元晦)라고 짓고서 “나무는 뿌리가 보이지 않는데 세상의 봄을 두루 빛으로 치장한다. 어진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정신을 밝게 하고 내면을 살찌운다. [목회어근 춘용엽부 인회어신 신명내유(木晦於根, 春容曄敷, 人晦於身, 神明內腴)]”라고 시를 지어 준 바가 있는데, 인간은 주희가 그러하여 모범을 보였듯이 그의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의 모습을 가꾸어 나감에 따라서 그의 보이는 외면세계를 이루어 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다운 품격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그 내면세계의 영적(靈的)인 성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영혼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그 영혼이 바르게 놓여 있어야 모든 것이 천리(天理)에 맞게 풀려나간다. 영혼이 뒤틀린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그 안에 모순이 있어 언젠가는 뒤틀리고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모세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이루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인간의 생명의 근원임을 신명기 8장 2-3절에서 밝혀 말하기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네게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라고 하였다.
그러면 우리에게 이토록 소중한 영적성장을 이루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만고불변의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려는 데에 가장 큰 소망을 가지고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누리고 살아갈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편 1편 1-3절)”.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성경은 물론 불멸의 고전(古典)들도 두루 섭렵하여서 그에 비추어 성경 말씀을 치우침 없이 해석함으로서 이단(異端)에 빠지는 일을 경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단에 빠지면 그 폐해가 엄청난데 세상에는 수많은 이단들이 나와서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인화가인 능호관 이인상 선생의 모루명(茅樓銘)은 비록 삼백년 전의 말씀이나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말씀이 아닐 수 없어 여기에 소개한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俗)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淡淡)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원령) 이인상 선생,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아울러 우리가 영적성장을 이루려면 진리 앞에서 자아(自我)를 죽여 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그것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복음 12장 24절).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영적성장을 이루려면 우리 내부에 있는 더러운 탐욕과 이기심을 죽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가 비로소 얻게 되는 내면세계의 영적성장의 결실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겸손한 사람이 되어 사랑과 희락(喜樂)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선행(善行)과 진실함과 온유와 절제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이것들이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나가게 하는 비결이다. “오직 성령(聖靈)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선행과 진실함과 온유와 절제니“ (갈라디아서 5장 22-23절).
2023. 1. 8.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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