爲謝先生更右文(위사선생갱우문)
맑은 세상에 숨어 사는 사람된 것 스스로 기뻐하고 自喜淸時作逸民(자희청시작일민)
명함 내밀어 임금 뵙는 일 도리어 꺼린다네 還嫌投刺謁邦君(환혐투자알방군)
풍토에 맞춰 나라를 바로잡을 재주 없어 無才醫國趨風土(무재의국추풍토)
흰구름 베고 누우며 산에서 살기로 했네 有約棲山卧白雲(유약서산와백운)
세상의 공명을 얻지는 못했지만 世上功名雖不做(세상공명수불주)
도리와 관계된 것은 그래도 분간할 줄 안다네 道中糟粕尙能分(도중조박상능분)
졸다 일어나 뜻밖에 좋은 시구 받고서 睡餘忽被垂佳句(수여홀피수가구)
선생께서 다시 문(文)을 숭상하심에 감사드리네 爲謝先生更右文(위사선생갱우문)
- 화담 서경덕《화담집(花潭集)》 권1 차유수심상국언경운(次留守沈相國彦慶韻)
이 시는 개성 유수 심언경(沈彦慶)이 보낸 시에서 차운해 지은 작품인데, 벼슬살이는 자신과 맞지 않아 하지 않지만 도리를 분별하는 일만큼은 잘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