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스로 탄식하노니(自歎)

Abigail Abigail 2022. 7. 31. 08:49

스스로 탄식하노니(自歎)

···················································· 한포재 이건명 선생

 

스스로 탄식하노니 덧없는 영화에 이 몸 얽매여 (自歎浮榮絆此身)

해마다 정역(征役)으로 갖은 고초 겪었네 (頻年征役備艱辛)

기근 든 호해(湖海)에서 막 수의(繡衣) 입었고 (歲飢湖海纔衣繡)

눈 덮인 연경 길에 또 수레를 경계했지 (雪虐燕山又戒輪)

감히 티끌만큼이라도 은혜 갚을까 했건만 (敢擬涓埃能有報)

귀밑머리 이미 새롭게 보여 온통 놀랐네 (渾驚鬢髮已看新)

이에 생각하노니 야외의 초가집 처마 아래에서 (仍思野外茅簷下)

먹고 마시며 기거하여 본연에 맞게 사는 것을 (飮啄興居却任眞)

 

* 주석(註釋) *

1) 기근…입었고 : 수의(繡衣)는 암행 어사를 가리키니, 《국역 숙종실록》 23년 12월 9일 기사에 이건명이 호서 지역에 암행 어사로 나간 일이 보인다.

2) 눈…경계했지 : 1698년(숙종24) 6월에 이건명이 사은사(謝恩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임명되어 연경에 다녀온 일을 가리킨다.《국역 숙종실록 24년 6월 23일》

 

<출처 : 한포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