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선도(守死善道)하라
수사선도(守死善道)하라, 즉 목숨을 걸고 인간의 도리(道理)를 실천하라는 말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영혼을 지닌 존재이니 도(道)를 배우고 道를 실천하며 살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잃게 되어 금수(禽獸)나 마찬가지의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자가 말하기를 “道를 돈독하게 믿고 배우기를 좋아하며, 죽음으로 지켜 道를 잘 실천(守死善道)해야 한다. 천하에 道가 있으면 나와 벼슬하고, 도가 없으면 숨어야 한다. 나라에 道가 있을 때 가난하고 천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고, 나라에 道가 없을 때 부유하고 귀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하였다 (논어 태백(泰伯) 13장).
중종반정(中宗反正) 때 왕실을 대표하여 목숨을 걸고 반정에 앞장 선 운산군(雲山君)의 행적이 수사선도의 길이라 할 만하여 소개한다.
이 당시 임금인 연산군의 무도(無道)함은 이미 극에 달한 상태이었으므로, 세종대왕의 손자인 운산군은 비록 연산군으로부터 가장 특별한 예우를 받고 있었음에도, 죽음을 무릅쓰고 "하늘의 도(道)"를 따라 연산군을 폐위시키는데 앞장서서 반듯한 나라의 기초를 세웠다. 이는 예우조차 저버린 목숨을 건 어려운 일로 과연 "수사선도(守死善道)"의 길이라 하겠다.
이에 대해 1518년(중종13년) 4월 이조판서 남곤(南袞)이 운산군신도비(雲山君神道碑)에 아래와 같이 기록하였다.
“세조께서 공을 귀여워하셔서 12세에 특별히 정의대부(正義大夫)를 제수하고 운산군으로 봉하였다. ~ 성종께서 즉위하시자 흥록상전(興祿常典) 종부시(宗簿寺)의 도제조(都提調)에 이르렀으니, 곧 예전의 대종정(大宗正)이다. 공은 엄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였으나, 너그럽고 가혹하지 않았으므로 종실들이 공경하고 어려워해서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못했다. ~ 연산군이 비록 주색에 빠져 정치를 어지럽혔으나, 역시 공을 공경할 줄 알아서 특별히 현록대부(顯祿大夫)를 제수함으로써 가장 높은 품계에 올려놓았다. 이때 (연산군이) 과음하고 주정이 날로 심해져서 나라의 운명이 매우 위태로웠다. 공이 종실의 원로로서 의리상 기쁨과 슬픔을 같이해야겠기에 평소 근심으로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여 날마다 술만 마실 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마침내 대신들이 계책을 합쳐서 중종 임금(聖明)을 추대할 때 공에게 큰일을 맡길 만하다는 것을 알고 드디어 계책을 여쭈었다. 공이 “이것은 천명(天命)이다”하고는 곧바로 잠저로 달려가 큰 계획을 도와서 결정하고, 그 날로 승여(乘輿)를 받들어 호위하였다. (중종이) 즉위하자 공신에 책봉되어, 병충분의익운정국공신(秉忠奮義翊運靖國功臣)의 호를 하사받았다. ~ 공은 한번 구부리고 굽혀서 위태로움을 붙들고 기울어진 것을 바르게 정함에 말과 안색을 변하지 않고 중흥의 공을 이루었다. ~ 공소(恭昭)를 시호로 하였으니, 슬픔과 영화로움이 시종 한결같아 세상에서 비유할 바가 드물다.“
이 수사선도(守死善道)의 가르침과 같은 맥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는데 이에 대한 기록이 누가복음에 있다.
누가복음 10장 25-28절에 공자와는 달리 영생(永生)까지 내다 본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기록하고 있으니 “어떤 율법교사가 일어나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永生)을 얻으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대답이 옳도다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 하시니”라고 하였다.
2022. 3.22.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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