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義)도 취하고 인(仁)도 이루셨으니 무슨 유감(遺憾)이 있으리오
대제학 김조순 선생이 쓴 소재 이이명 선생을 추모하는 “봉천사묘정비(鳳川祠廟庭碑)”에는 아래와 같은 글귀가 있어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다.
“곰곰이 생각건대 천지가 사람을 낳을 때는 그 성품이 충직(忠直)한 것이었으나 그러나 이익만 추구하는 자는 그 천성(天性)이 교란(攪亂)되어 소인(小人)이 되고 마는 것이니 도(道)를 위해 순사(殉死)하는 자 이 충성스런 군자(君子)의 마음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다. 맹자께서는 ‘제일 맛있는 웅장(熊掌)보다는 제일 보배로운 의(義)를 취할 것이다’라고 하였고. 공자께서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 참된 인(仁)이라 하였거늘 소재공께서는 군자로서 의(義)도 취하고 인(仁)도 이루셨으니 무슨 유감(遺憾)이 있으리오.”
위의 글에서 알려주는 인생의 지침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비열한 사람이 되지 말고 성인(聖人)의 도(道)를 따르는 의(義)로운 삶을 살 것이며,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道理)를 행함으로 인(仁)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야 그 인생이 훗날 유감(遺憾)이 없다는 것이요 후세에도 모범이 된다는 말로 풀이 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여기에 매몰되지 말라는 것은 “ 뱁새가 깊은 숲속을 찾아가 보금자리를 친 다해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한 개의 나뭇가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장자의 말에서도 엿볼 수가 있다. 재물은 많으면 좋을 것만 같으나 필요 이상의 재물은 오히려 화(禍)를 부르기 쉽고 그것을 줄곧 관리해야함으로 인하여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 함이니이다” ~ 잠언 30장8-9절
옳은 도리를 따라 살신성인의 자세로 인(仁)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현명함은 “오그라뜨리려고 하면 먼저 늘린다, 약하게 하려면 먼저 강하게 한다, 내쫓으려고 하면 먼저 자기편으로 불러들인다, 얻으려고 하면 먼저 준다”는 노자의 지혜의 말에서도 그 단초(端初)를 찾을 수가 있다. 노자의 이 말은 비록 사랑하기가 힘든 사람일지라도 먼저 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로 주고 사랑을 베풀도록 노력하여 인(仁)을 실천하라는 것으로 확대 해석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웃에게 사랑과 인(仁)을 실천하고 사는 인생에는 마음의 기쁨과 평안함이 따른다는 의미이다. 이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가 죄 많은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어 그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대속(代贖)하시고, 이 세상에서도 축복하시며 죽어서는 천국으로 인도하시는 깊은 은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가 있다.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 누가복음 10장27절
2020. 3.19. 이 주 관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절감과 무기력을 극복하려면 (0) | 2020.03.21 |
---|---|
나의 산성 (0) | 2020.03.19 |
친밀한 교제를 위해 (0) | 2020.03.18 |
운명이 아니라 인격이다 (0) | 2020.03.17 |
우환폐렴의 교훈 (0) | 202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