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지 여민유지(得志 與民由之) 부득지 독행기도(不得志 獨行其道)
중국 제(齊)나라에 어떤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밖에 나갔다가 들어만 오면 부인에게 술과 고기를 실컷 먹고 들어왔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부인이 누구와 음식을 먹었느냐고 물으면 그저 돈 많고 귀한 사람과 함께 식사하였다고 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 부인은 그토록 존귀한 사람과 친하다고 하는 남편이 왜 평소에 한 번도 그런 사람을 데리고 집에 오지 않는가를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하여 어느 날 새벽에 부인은 아침에 나가는 남편 뒤를 따라가기 시작하였는데, 남편은 집에서 나간 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여기 저기 돌아다녔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남편은 동쪽 성문 밖 공동묘지에 가서 무덤에 제사를 지내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부족하면 이리 저리 다른 무덤에 가서 구걸을 하여 얻어먹는 것이었다. 부인은 남편이 어떻게 매일 배부르게 먹는지에 대해 드디어 알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였다. 집에 돌아 온 남편은 그것도 모르고 또 다시 오늘 얼마나 존귀하고 유명한 사람들을 만났는지를 자랑하며 부인에게 교만을 떨었다.
맹자(孟子)는 이 이야기를 제자에게 들려주며 말하기를 “요즘 부귀와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 중에 그 자세한 내용을 알면 그 부인이 부끄러워 통곡하지 않는 자 드물 것이다.[人之所以求富貴利達者(인지소이구부귀이달자), 其妻妾不羞也(기처첩불취야), 而不相泣者(이불상읍자), 幾希矣.(기희의.)]”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는 성공과 출세를 위하여 어떤 부끄러운 짓도 서슴지 않았던 사회 풍토에 대한 맹자의 일갈이었다. 아울러 옳지 못하고 부끄러운 방법으로 부귀와 영달은 구하지 않겠다는 맹자의 인생관을 엿 볼 수 있다. 맹자는 하늘과 땅,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는 리더의 모습으로 ‘대장부(大丈夫)’를 말한다. 그는 “내 뜻을 세상이 알아주면 나를 따르는 사람들과 내 뜻을 실천할 것이오[득지 여민유지(得志 與民由之)] 내 뜻을 알아주지 못하면 나 홀로 나의 길을 걸으며 살리라.[부득지 독행기도(不得志 獨行其道.)]”라고 하였다. 우리가 맹자가 생각한 대장부처럼 살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들의 삶에서 지극히 본질적이면서도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허나 이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태도는 바로 우리 각자의 인격수양의 정도를 나타내게 되고, 나아가 영혼과 마음의 기쁨과 하늘의 복(福)을 누릴 수 있는가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런 맹자의 대장부사상과 관련하여, 성경(聖經)은 속세의 가변적인 사람들의 가치관과 평가를 바라보지 말고 오직 사후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 때 인정받을 수 있는 영원한 가치와 평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라고 권면한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銅綠)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태복음 6장 19-21절). 이 말씀은 맹자의 “득지 여민유지(得志 與民由之) 부득지 독행기도.(不得志 獨行其道.)”의 의미와 상통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인데, 다만 천국(天國)으로 이어지는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점이 다르다고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이처럼 위태롭게 된 배경에는 이런 “득지 여민유지(得志 與民由之) 부득지 독행기도.(不得志 獨行其道.)”라는 맹자의 대장부사상, 나아가 자신의 보물을 오로지 하늘나라에만 쌓으며 살아가겠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상을 기본으로 깔고 사는 국민들, 특히 정치인들, 법관·관료들, 언론인들, 군인들을 찾아보기가 지극히 어려운 데에 크게 기인한다고 본다. 생각건대, 이는 해방된 이후 우리나라의 교육이 그 본질에서 벗어난 데에 제일 큰 이유가 있다고 본다. 교육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인륜도의(人倫道義)를 지키며 살아가고자하는 기본인격의 함양교육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경시하는 것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을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늘날 조선시대를 비판하는 말들이 많으나 적어도 조선시대는 여하튼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기본덕목으로 모든 국민에게 가르쳤지만 지금 우리나라에는 이런 인격함양의 기본덕목으로 무엇을 가르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사실상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니 나라가 파탄(破綻)으로 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일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이루어 가는 원동력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더욱 한심한 것은 대통령조차도 이런 생각은 하지도 못하면서 나라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6. 2.10. 素澹
득지 여민유지(得志 與民由之) 부득지 독행기도(不得志 獨行其道)
『천하의 너른 집(仁)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자리(禮)에 서며, 천하의 대도(大道, 義)를 행하여,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것(仁·禮·義)을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仁·禮·義)를 행하기에, 부귀가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못하고, 빈천이 그 절개를 바꾸지 못하며, 위세나 무력이 그 지조를 꺾을 수 없을 때, 이를 일러 대장부라 하는 것이다.[居天下之廣居(거천하지광거) 立天下之正位(입천하지정위) 行天下之大道(행천하지대도) 得志(득지) 與民由之(여민유지) 不得志(불득지) 獨行其道(독행기도) 富貴不能淫(부귀불능음) 貧賤(빈천) 不能移(불능이) 威武不能屈(위무불능굴) 此之謂大丈夫(차지위대장부).]』
<맹자(孟子) 등문공하(滕文公下) 2장 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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