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분낙도

손익(損益)을 따지는 일

Abigail Abigail 2025. 8. 26. 23:34

손익(損益)을 따지는 일

 

우리 인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속적으로 손해와 이익을 따져가면서 하나를 선택함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주역》에 정통하였던 후한(後漢)의 은사(隱士) 상장(向長)은 어느 날 그가《주역》의〈손괘(損卦)〉와〈익괘(益卦)〉를 읽고 나서 탄식하기를 “내가 이미 부(富)함이 가난보다 못하고 귀(貴)함이 천(賤)함보다 못함을 알았으나, 죽음이 삶보다 어떠한지는 모르겠다.” 하였다.《後漢書 卷113 逸民列傳 向長》.

 

그렇다면 나에게는 부유함이 낳은 것인가 가난이 낳은 것인가? 귀함이 낳은 것인가 천함이 나은 것인가? 죽음이 낳은 것인가 살아있음이 나은 것인가?

 

젊은 시절에는 당연히 나도 부유함과 귀함과 살아있음을 가난과 천함과 죽음 보다 낳게 여기며 이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고희(古稀)를 넘긴지 5년이 돼가는 이 시점에 생각해보면 위에서 언급한 후한(後漢)의 은사(隱士) 상장(向長)의 말이 꽤나 의미심장하고 수긍(首肯)이 가는 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나 스스로 “행복이란 인격의 성숙에 따라 저절로 찾아드는 부산물(副産物)과 같은 존재이다”라고 확신하게 된 이후이다. 인격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행복감은 그에 따라 증대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아 성숙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 기독교의 가르침과도 상통하는 바가 있다.

 

인격이 성숙해지면 성숙해질수록 부유한 것과 귀한 것의 부작용과 해독(害毒)도 차츰 들어나 알게 되고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삶의 즐거움도 깨닫게 된다. 행복의 원천은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수양(修養)은 인격성숙의 길이요, 행복으로 가는 길이요, 우리가 추구해야할 참다운 도(道)이다.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도(道)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도를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하였다.[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낙지자.”)] <논어 옹야(雍也) 18장>.

 

나아가 공자는 도를 즐기는 사람으로 예를 들어 말하기를 “현명하다, 안회는!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을 마시고 누추한 시골에 살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현명하다, 안회는!”하였다.[子曰: “賢哉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回也!”(자왈: “현재회야! 일단사, 일표음, 재누항. 인불감기우, 회야불개기낙. 현재회야!”)] <논어 옹야(雍也) 제9장>.

 

다만 ‘죽음이 낳은 것인가 살아있음이 나은 것인가?’ 에 대한 나의 생각은 오로지 하나님이 내 인생에 기대하시는 목적을 내가 수행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 하는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고 본다.

 

하나님이 내 인생을 향해 주신 목적, 기대하시는 사명(使命)을 ,비록 그것이 아무리 작아 보일지라도, 내가 수행할 수가 있는 한 우리는 살아있음이 낳은 것이요 당연히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가 주신 사명이 크고 작은 것을 보지 않으시고 다만 그것을 수행하는 내 중심을 보시는 분이다.

 

2025. 8.27. 素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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