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자가 큰 자
예수께서 어린 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자기 곁에 세우시고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또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함이라 너희 모든 사람 중에 가장 작은 그가 큰 자니라”라고 하였다.(누가복음 9장 47-48절).
중국 고전전문가 이중텐(易中天)은 그의 저서 ‘사람을 말하다’에서 노자(老子)의 사상에 대해 “노자는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사람도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노자는 스스로 낮은 곳에 처하고 겸손해지면 천하 사람들의 추앙(推仰)을 받을 수 있다면서 여성과 어린아이를 거듭 언급하였다. 낮은 곳에 처해 약해 보이지만 강력해 보이는 모든 힘과 완력(腕力)을 받아들여 스스로 강해진다는 것이다. 노자는 가장 유약(柔弱)한 것이 가장 강하고, 가장 낮은 것이 가장 숭고(崇高)하다고 보았다.”라고 평하였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복음 14장 11절). 하나님의 시각으로 그의 피조물인 자신을 보기 전까지는 우리는 결코 겸손한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교만한 것이다.
“네가 비록 수행(修行)을 했다 해도 수행한 것을 스스로 믿고 자랑하는 생각을 일으켜 남을 업신여기니, 이는 네 수행에 따라 늘어나는 번뇌(煩惱)이다."(니구타범지경). “교만(驕慢)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언 16장18절). 하나님은 물론이요 뭇 사람도 누구나 겸손한 사람에 대해서 호감(好感)을 가지지만 교만하고 으스대는 사람은 그 마음속에서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서는 효(孝)로하고 밖에서는 공경(恭敬)으로 하여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友愛)하며 벗에게 친절히 하되 조금도 교만(驕慢)하지 말 것이며, 친족(親族) 간에 화목(和睦)하게 하여 각각 그 정상(情狀)에 따라 극진히 하고 일을 할 때와 사람을 대할 때 반드시 공손(恭遜)하고 성심(誠心)으로 하며...”<백강 이경여 선생 가훈(家訓)에서>.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중하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 2장3-4절).
그러나 주의해야할 바는 상식(常識)을 넘어선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자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등 남을 불쾌하게 하는 것이니 평소에 우리는 중용(中庸)의 도(道)를 익히며 지켜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란 말이 바로 이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특히 유념할 바는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과실(過失)이 있게 마련으로 자신의 과오(過誤)는 사과할 줄을 아는 것이 겸손한 인격인데, 자신의 잘못을 온갖 핑계를 대며 사과하지 않는 사람은 이웃에게 감동이나 호감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反感)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2023.12. 8. 素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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