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포기 들풀로

Abigail Abigail 2022. 8. 30. 10:10

한포기 들풀로

································· 이기반

 

목마른 대지에서

시들던 목숨이다가도

먹구름 지나간 다음

단비 맞아

땅 짚고 일어서는

한포기 들풀로

거기 서 있거라.

 

모질도록

짓밟히는 아픔에

못 견디는 슬픔일랑

모두 삼켜 버리고

어둔 밤 별빛 밝히는

한포기 들풀로

거기 서 있거라.

 

아득히 머언 옛날

힌옷 입고 말 달리던

선구자의 넋을 닮아

밤마다 키가 크는

한포기 들풀로

거기 서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