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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제일의 묘방(妙方) ~ 백강 이경여 선생

Abigail Abigail 2021. 5. 29. 05:24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제일의 묘방(妙方) ~ 백강 이경여 선생

 

왕자(王者)는 임금 자리에 나아가서 하늘의 섭리를 본받아 도(道)를 행하는 것입니다.

 

‘기분 좋게 하는 말이 있거든 비도(非道)가 아닌지 돌아보고 감정이 상하는 말이 있거든 도(道)가 아닌지 살펴보라’는 말이야말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제일의 묘방(妙方)이고, ‘임금된 것이 즐거운 게 아니라,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즐겁다.’고 한 것이야말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라를 망친 변함없는 길입니다. 따라서 이런 병통을 다스리려고 한다면 다시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역상(易象)의 ‘분함을 경계하라.’고 한 말과 정자(程子)의 ‘노여운 일을 당했을 때에 노여움을 잊고 시비(是非)를 관찰하여 다스리라’는 교훈이야말로 유부(兪跗)와 편작(扁鵲)의 절묘한 비결인데, 어찌하여 고황(膏肓)의 병에 시험해 보지 않으십니까.

 

천하의 일이란 모두 은미(隱微)한 데를 따라 나타나고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되는 것인 만큼 은미할 적에 막고 조짐이 있을 때 끊어야 하니, 반드시 그 시초(始初)를 삼가야 하는데, 싫어하지 않으면서도 엄하게 하고 신중히 하여 용서하지 말아야 합니다.

 

속으로 분류해 본다면 어찌 근습(近習)뿐이겠습니까. 정로(正路)를 말미암지 않는 것은 모두 곡경(曲徑)인데, 나라에 화(禍)를 끼치는 방법은 시대마다 각각 다릅니다. 성상의 마음이 일단 바루어지게 되면 바깥의 간사한 자가 진출을 구할 길이 없게 될 것이니 순수한 지치(至治)의 기반이 실로 여기에서 마련될 것입니다.

 

~ 1650년 (효종1년) 7월3일 영의정 이경여상차문 (領議政李敬輿上箚文)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