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Abigail Abigail 2021. 4. 22. 03:27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 능호관 이인상 선생,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시인(詩人)이 되느니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게 낫다.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그마한 명성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성은 남이 주는 것이고 쓸모없음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이니,

남이 주는 명성에 얽매여 살까보냐.

~ 서계 박세당 선생, ‘한인(閑人)시’의 시서(詩序)

 

마음을 같이 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虛榮)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중하게 여기고

~ 사도 바울, 빌립보서 2장2-3절

 

2021. 4.22.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