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겸손해야 산다

Abigail Abigail 2021. 3. 13. 09:59

겸손해야 산다

 

겸손으로 가는 골짜기는 비탈길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 길은 가난이 될 수도 있고, 질병이 될 수도 있고, 이 세상의 일시적인 것들을 잃어버리는 일들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가 사랑하시는 자들을 이런 겸손의 골짜기로 인도하셔서 하나님을 지속적으로 의지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신다. 자신의 능력을 의지하게 되면 반드시 넘어지고 마는 것을 겸손의 골짜기를 통해 먼저 배우게 하시고, 그런 연후에 세상에 나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애쓰고 수고 할 때에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을 막으시는 것이다. ~ 존 번연(John Bunyan), ‘천로역정’ 중에서

 

그러므로 우리는 가난이든 질병이든 모욕이나 불명예든 세상에서 당하는 불행한 일들의 의미를 깊이 헤아려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겸손을 배워야한다. “교만의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 잠언 16장18절.

 

“제힘으로는 그것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겸손이 아닌 두려워하는 것이며, 참으로 겸손한 사람은 “나 스스로는 그 일을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도움과 복 주심으로 나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 야곱의 각별한 사랑을 받던 요셉은 이를 시기하던 이복형제들의 모함으로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는 엄청난 불행을 당하였다. 요셉이 이끌려 애굽에 내려가매 바로의 친위대장 보디발이 그를 그리로 데려간 사람에게 값을 치루고 요셉을 샀다. 그러나 요셉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이 불행을 통해 겸손을 배우면서 지혜롭게 헤쳐 나가 나중에는 애굽의 총리가 되어 극심한 기근으로 죽게 된 그 아버지와 이복형제들과 그 동포들을 구하는 놀라운 일을 하게 된다.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므로 그가 형통한 자가 되어 그의 주인 애굽 사람의 집에 있으니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 요셉이 그의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 섬기매 그가 요셉을 가정 총무로 삼고 자기의 소유를 다 그의 손에 위탁하니” ~ 창세기 39장 2-4절.

 

지난 두해 동안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며 사도행전 12장에 기록된 헤롯왕을 생각한다. 그는 1세기 유대 땅에서 거칠 것이 없는 폭군으로 하나님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의로운 사람 하나님의 사람 세례 요한도 단칼에 참수하였으며, 높은 자리에 앉아서 백성들에게 마치 신이나 되는 듯이 권력에 도취하였는데, 그때의 정황을 사도행전 12장에서 다음 같이 쓰고 있다.

 

"헤롯이 날을 택하여 왕복을 입고 단상에 앉아 백성에게 연설하니 백성들이 크게 부르되 이것은 신의 소리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하거늘 헤롯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아니하므로 주의 사자가 곧 치니 벌레에게 먹혀 죽으니라" ~ 사도행전 12장 21절~23절

 

이 말씀이 오늘 우리들에게 전해 주는 메시지가 있다. 겸손함을 잃어버리면 몰락의 길이 시작된다는 교훈이다. 헤롯왕은 자신의 분수를 잊고 신의 자리에 앉으려 했고, 그런 헤롯을 하나님이 벌레에 먹혀 죽게 했다.

 

그 벌레가 요즘 말로 바이러스요, 세균들이다. 이번 코로나 파동을 겪으며 우리는 헤롯왕을 생각하고 겸손해져야 한다. 인류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벌레인 바이러스에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 앞에 모두가 겸손해져야 한다.

 

코로나19 재난을 겪으며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낮아져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가정과 이웃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일찍이 1631년(인조 9년) 10월 백강 이경여 선생이 아래와 같이 임금에게 상차(上箚)의 말씀을 올렸다.

 

“하늘을 경외하고 공경하셔야 합니다. 임금은 높은 지위에 있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 두려워 할 것은 하늘뿐입니다. 하늘은 이치이니, 한 생각이 싹틀 때 이치에 합하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어기는 것이고, 하나의 일을 행할 때 이치를 따르지 않으면 이는 하늘을 소홀히 여기는 것입니다. 옛적의 제왕이 매우 조심하며 상제(上帝)를 대한 듯 행동한 것은 진실로 이 때문입니다. 정성으로 하늘을 섬기면 천명(天命)이 계속 아름답게 내려지지만 하늘을 어기고 이치를 거스르면 그 천명이 영원히 끝나는 것입니다. ~~~ 하늘이 멸망시키거나 사랑하여 돕는 것은 경외하고 공경함과 교만하고 불경(不敬)함, 정성과 불성(不誠)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천명은 일정함이 없으니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재난을 만났을 때에 하나님 외에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의지할 곳은 가정이다. 우리들의 안식처는 가족들의 품이다. 그리고 이웃을 향해서 서로를 용서하고 아끼고 서로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아껴야 할 이웃이 없어지면 나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2021. 3.13.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