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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에 뜬 달

Abigail Abigail 2018. 12. 8. 11:48

'광한루'에 뜬 달

 

문정공 백강(봉암) 이경여 선생이 지은 밤하늘의 정겨운 향취를 물씬 풍기는 시를 소개합니다.

 

남원 광한루에서 오작교를 바라보며 지으신 것으로 보이는데, 밝은 은하수 별빛아래 달에 사는 선녀를 의인화하여 그린 시 입니다.

 

星河夜冷 廣寒樓 성하야냉 광한루

烏鵲橋橫 近斗牛 오작교횡 견두우

天上人間 分物色 천상인간 분물색

桂宮留得 月天秋 계궁유득 월천추

 

은하수 별빛 밝고 광한루 밤은 차가운데

오작교 마주보며 견우 북두 가깝도다.

천상과 인간은 물색으로 구분 된다는데

항아는 월궁에 천년을 머물러 있구나!

 

~ 白江 李敬輿 지음

 

[광한루 편액에 기록되어 있는 시입니다]

 

달에 사는 선녀 항아는 본래 궁사 예의 아내로 고운 마음과 아름다움이 뛰어났다고 전하는데, 그래서 아직 월궁()에 머물고 있음을 읊은 것 같습니다.

 

차가운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별들과 달의 휘황한 빛남이 주는 신비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쇼팽도 이런 밤하늘을 보고 야상곡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천상과 인간을 구분하며 우리에게 사후에 이를 하늘나라 즉 내세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백강 이경여 상국은 평소에 조정에서 가장 강조하여 말씀한 것이 하늘을 섬기는 도리를 찾아 지킬 것과 모든 것의 근원은 마음에 있으니 마음의 수양에 정진할 것이었습니다. 이를 생각해보면 이 시는 작자의 평소 인생관에서 우러나온 시로 이해될 수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내세에 천국이 아닌 지옥에 이를 수도 있으니, 미리 미리 살피고 준비해가야 하겠습니다. 하늘의 섭리를 찾아 존중하고 꾸준히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하겠습니다.


2018.12. 8.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