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검소와 겸손

Abigail Abigail 2024. 6. 23. 17:13

검소와 겸손

 

『사치하는 이는 부자라도 부족할 것이거늘, 어찌 검소한 사람이 가난하면서도 여유가 있음만 같으리오. 능란한 사람은 수고로우면서도 원망을 불러들이거늘, 어찌 서툰 듯 겸손해 하는 사람이 한가로우면서도 진실함을 보전하는 것만 같으리오.[ 사자부이부족(奢者富而不足), 하여검자빈이유여(何如儉者貧而有餘)。능자노이부원(能者勞而府怨), 하여졸자일이전진(何如拙者逸而全眞)。]』<채근담(菜根譚)>.

 

세상의 모든 물자들은 아껴서 사용하는 것이 만물을 보전하는 본성이요, 누구나 서툰 점이 있는 것이 타고난 본성이다. 그러므로 검소와 겸손은 하늘의 도(道)를 따르는 미덕(美德)이 아닐 수 없다.

 

검소는 천지자연의 이치에 따른 본성으로 검소한 생활을 할 때 마음에 평안이 깃들고 진리를 향한 자리에 나가게 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 것이다. 차원 높은 인격의 소유자는 검소한 생활을 즐기며, 비록 악인이라도 검소한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공격할 빌미를 찾기 어렵다.

 

“지혜로운 사람은 앞날을 위해서 저축하지만 미련한 사람은 닥치는 대로 써 버린다”(잠언 21장 20절). “사치함과 호화로운 것은 여러 가지 악(惡)의 근본이요, 모든 값진 장식품도 역시 좋은 뜻을 손상시키며 백가지 구경을 좋아하는 것 역시 뜻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 재물을 보게 되면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라”(백강 이경여 선생). “삼가 모든 탐심(貪心)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데 있지 아니하니라”(누가복음 12장 15절).

 

교회역사상 가장 큰 인물 중 한분인 성 어거스틴(St. Augustine)이 제자와 나눈 대화 가운데에 겸손에 대한 대화가 있다. 성 어거스틴의 제자 중의 한명이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서원하는 사람으로 가장 중요한 덕목(德目)이 무엇입니까?” 스승인 어거스틴이 답하기를 “"겸손이니라”하였다. 또 묻기를 “겸손의 반대가 무엇입니까?” 답히기를 “교만(驕慢)이니라”하였다. 또 묻기를 “그러면 교만은 무엇입니까?” 답하기를 “나는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니라”하였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는 더욱 극명하게 이를 밝혀 말하기를 “하나님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부터 모든 것을 창조하신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때까지는 하나님은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라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받았다.

프랑스와 밀레, '만종'

2024. 6.24.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