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살아오면서 수없이 반복하며 마음에서 이는 욕심들을 버리고 성인(聖人)의 도(道)를 찾아 가고자 다짐의 다짐을 거듭하여왔으나 이는 끝이 없으며 참으로 쉽지 아니 한 일임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여 가려고 할 수 있음은 백강 이경여 선생의 아래의 말씀에서 나의 이러한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른바 성학(聖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덕(德)을 밝히려는 옛사람이 마음을 바루는 것을 근본으로 삼기는 하였으나, 본심의 착함은 그 체가 지극히 작은 반면 이욕(利欲)이 공격하는 것은 번잡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색(聲色) 취미(臭味)와 완호(玩好) 복용(服用)과 토목(土木)을 화려하게 하고 화리(貨利)를 불리는 일이 잡다하게 앞에 나와 거기에 빠지는 것이 날로 심해집니다. 그 사이에 착한 꼬투리가 드러나 마음과 몸이 고요한 때는 대개 열흘 추운 중에 하루 볕 쬐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 학문을 강명(講明)하여 이 마음을 개발(開發)하지 않으면, 또한 어떻게 이 마음의 바른 것을 회복하고 이욕의 사사로운 것을 이겨 만화(萬化)의 주재가 되고 끝이 없는 사변(事變)에 대응하겠습니까. <1653년 효종 4년 7월 2일 상차문(上箚文)>”
성경이 말하는 핵심 골자도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과 인격을 배우고 닮아 가면서 천국(天國)에 들어갈 날을 대비하여 나가라는 것인데, 이 또한 이 세상에서는 이룰 수가 없는 과제로 천국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공자는 말하기를 “나이 칠십에 이르러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라고 하였으니 참조할 만하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연륜(年輪)의 덕(德)에 힘입어 더 높은 성숙의 경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연륜이 쌓이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높은 정신과 영혼의 경지에 나아갈 수 있다는 삶의 소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하루하루 정진하며 살아 갈 수가 있는 것이라 하겠다. 특별히 나이가 들수록 죄 많은 인간들의 시비에는 점점 더 초연하여져서 오로지 진리만을 바라보며 언제나 평안한 마음을 유지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2024. 5. 9. 素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