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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沈黙)의 능력으로

Abigail Abigail 2024. 1. 1. 09:30

침묵(沈黙)의 능력으로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墨)을 휩싸고 돕니다.”<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沈墨)’에서>. 만해 선생은 침묵하는 님을 갈구하며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우리는 침묵하는 가운데 상대의 더 깊은 뜻을 알게 되고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가 있는 것이다.

 

관상기도(觀相祈禱, Contemplative Prayer)라는 말이 있다.

“관상기도는 마음의 기도이며, 바라봄의 기도로서, 그 목표는 하나님과의 일치, 하나님과의 인격적이고 영적인 연합으로 이를 바라보고 하는 기도이다. 이는 ‘주님이 내안에 내가 주님 안에 거하는 수준’을 바라는 것으로 이런 연합을 이루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경험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묵(沈黙)을 배우는 것이다,”(이동원 목사). 우리는 고요한 침묵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가 있고 그의 사랑을 느낄 수가 있다. 우리가 침묵하는 만큼 우리는 보다 분명하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가 있다. 관상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가 침묵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확실히 알고 그와 동행하면서 그가 원하시는 삶을 사는 데 있다.

 

2024년 새해에도 더 많은 애국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님인 자유, 정의, 진리와 인륜도의(人倫道義)의 회복을 위해 관상기도하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노래를 부를 때에 이들과의 신선한 만남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으로 믿는다.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준다”(히브리서 11장 1절).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는 그의 "눈 내린 저녁 숲가에서(Stopping by Woods on snowy evening)"에서 “사랑스럽고 어둡고 깊은 숲속, 그러나 내게는 자기 전에 지켜야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가야할 몇 마일이 남아있다. 잠들기 전에 가야할 몇 마일이 남아있다.”라고 하며 그의 주어진 사명을 마지막까지 염원하였다.

 

2024. 1. 1.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