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어떻게 살아야 참다운가?

Abigail Abigail 2023. 6. 10. 20:03

어떻게 살아야 참다운가?

 

“내가 궁극적으로 찾는 것은 ‘이게 다 뭔가?’ ‘어떻게 살아야 참다운가?’에 대한 대답이다. ··· 지난 50년간의 긴 배움의 도상(途上)에서 나는 적지 않은 사람들과 만났고 적지 않은 것들을 접했다. 그들은 내가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고, 꿈에도 가볼 수 없는 지적 깊이를 보여준 철학자들, 사상가들, 과학자들, 예술가들이다. ··· 겉으로 보기에는 나의 삶은 사치스러웠다고 할 만큼 배움만을 위해 살아왔고 앎의 길만을 따라 다녔지만 나는 아직도 잘 배우지 못했고 아직도 잘 알지 못한다. 배운 것이 있다면 잘 알 수 없다는 사실 뿐이며 아는 것이 있다면 오로지 단편적인 파편과 같은 것뿐이다.” (박이문, ‘나의 길 나의 삶’에서).

 

이처럼 박이문 선생은 ‘이게 다 뭔가?’ ‘어떻게 살아야 참다운가?’를 알기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국내외 저명 학교들의 언저리를 맴돌며 살아왔다. 이런 면에서 그의 삶은 존경스럽고 또한 ‘삶의 목적’이란 관점에서 지나온 나의 과거와도 많이 닮은 점이 있다.

 

그러나 내가 박선생과 다른 점은 나는 정치적 격변기에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장남으로서 이를 헤쳐 오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일생을 이곳저곳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근본 문제를 알고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살아왔다는 점이다. 이 과정은 생각건대 학교 언저리에서 공부만 하고 지내는 생활보다 더욱 쓰리고 가슴 아픈 많은 생생한 삶의 현장과 어려움들을 직면하고 사는 길이었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나는 괴테가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라고 한 말에 크게 공감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일찍이 철학이나 문학이나 예술은 우리에게 마치 좋은 벗처럼 삶의 활력소는 될 수 있어도 ‘이게 다 뭔가?’ ‘어떻게 살아야 참다운가?’ 같은 인생의 궁극적인 문제에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에 눈을 뜨고, 인간의 영혼과 영생(永生)의 문제를 다루는 성경, 불경, 쿠란, 그리고 인간 정신과 실생활을 다루는 사서삼경 등 불멸의 경전(經典)들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을 생명처럼 여기게 되었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런 후에 나는 또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 쉼없는 생존투쟁과 수많은 인간관계에 부대끼며 살아온 결과 기독교인들 중 상당수 아니 대부분이 위선적이고 거짓이 많은 삶을 산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는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말과 같이 결국 진리는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 애써서 찾아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성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들을 근간으로 하여 영혼의 평안을 구하는데 근본을 두되, 성경의 해석은 성경 외에 동서고금의 불멸의 경전들과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양심에 비추어서 넓고 심도 있게 비추어 보고 해석해야 이단(異端)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과 또한 말로만 끝나면 안 되고 반드시 가르침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되었다. 오직 성경말씀만 아는 것은 마치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처럼 위선적이 되기 쉽고 그들보다도 더욱 가식적이고 기만적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후 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인화가(文人畵家)로 알려진 능호관 이인상 선생의 좌우명(座右銘)과도 같은 ‘모루명(茅樓銘)’을 아울러 사랑하게 되었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 자신의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진리를 배우고 연구하여 터득하여 반드시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말고 언제나 맑고 떳떳하게 살자. 참된 행복은 이렇게 하여 우러나오는 마음과 영혼의 평안과 즐거움 속에서 찾아드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나의 일련의 노력들이 남들에게 좋은 참조가 되고 이웃에 티끌만큼이라도 이바지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나의 한없는 기쁨이 될 것이며 내세에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2023. 6.11.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