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과 깊이의 미학
느림과 깊이의 미학
인간은 영혼을 가진 유일한 존재이다.
이 영혼의 만족을 이루지 못하면 인간은 최고의 행복에는 다다를 수가 없다. 최고의 행복은 결국 내면세계, 즉 영적인 성장의 과정과 그 부산물에 내재되어 있고 볼 수 있다.
“정신의 위대함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커 보인다”고 한 쇼펜하우어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1999년에 BBC방송과 Bild지가 지난 천 년간 인류 역사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마틴 루터를 꼽은 이유가 이해가 간다. 인간은 정신과 영혼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디지털 문명의 시대에 우리는 정신과 영혼 세계를 울리는 깊은 맛과 행복을 놓치기 쉽다. 고전서적도 원본을 읽지 않고 다이제스트를 읽어서는 작가의 깊은 영혼의 울림을 이해할 수 없고 독자는 피상적으로 흘러서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다. 고전음악도 마음에 드는 한 악장만 뽑아 듣기보다는 전곡을 다 감상을 해야 그 깊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속도와 외면의 결실을 강조하는 현대를 사는 우리는 느림과 깊이의 미학을 깊이 성찰하고 배워나갈 필요가 있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아날로그의 장점을 살려 나가자. 마법처럼 손쉽게 얻은 것은 마음속에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마법처럼 손쉽게 사라진다. 버섯은 며칠이면 다 자라지만 단단한 참나무는 60년이 걸려야 다자란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발해나가는 감동스러운 기쁨과 행복은 단기간에 손쉽게 이루어지지 않으며 긴 세월의 수련과 연마의 과정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공자는 칠십에 이르러야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 하였다.
2018. 6.23. 이 주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