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스스로 옳다고 하면

Abigail Abigail 2022. 5. 4. 02:29

스스로 옳다고 하면

 

대통령직 퇴임을 겨우 며칠 남기고 자신과 측근의 범죄들에 대한 수사를 막는 소위 검수완박(검찰수사완전박탈)법안을 공포하고 자신에게 셀프(self) 국가훈장을 수여하는 한심한 작태가 어제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다. 문제는 그럴수록 민심은 분노하니 앞으로 그 화(禍)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추악한 저질 작태를 보이는가? 우리나라의 이런 천박한 정치풍토를 바로잡고 권력자에게도 공정한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그것이 법치의 정신이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우리와 후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이다.

 

일찍이 이런 못된 일을 막기 위해 효종8년(1657년) 5월5일 백강 이경여(李敬輿) 션생이 임금에게 상차(上箚)하기를, “조정에서 옳게 한 일을 백성들이 옳다고 하는 것은 치세(治世)이며, 조정에서 그르게 한 일을 백성들이 그르다고 하는 것도 치세입니다. 조정이 일을 하고서 스스로 옳다고 하면 백성들이 감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점이 자사(子思)가 위(衛)나라 임금을 위해 걱정하였던 것입니다. 임금의 잘못을 간(諫)하고 백관(百官)의 비행(非行)을 규탄하는 대간(臺諫)의 직책은 우리 조종조로부터 예의로써 대우하여 왔습니다. 임금이 먼저 각별한 은혜와 예의로 대우하여 백관들이 모두 그 위세에 눌려 공론(公論)를 주장하고 기강을 확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찌 이런 대간을 소나 말을 속박하듯이 하여 자신의 귀와 눈을 못 쓰게 해서야 되겠습니까."하였으니, 어찌 오늘날 그 후손들이 이토록 추악한 짓을 할 수 있게 까지 타락했단 말인가?

 

이제 5월10일 새로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배경에 바로 이런 우리 정치의 부패타락상을 일소하고 정의로운 법치의 나라를 세우라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니,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 일할 사람들은 모두 이런 조상님의 지혜와 경고를 늘 옆에 두고 마음 판에 새기며 일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특별히 대통령을 위시한 고위공직자는 솔선수범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책무로 여기기 바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진다. “그리고 나서 마카베오는 솔선수범 무장을 한 다음 자기와 함께 만난을 무릅쓰고 동포를 구해 내자고 부하들에게 권고하였다. 이 말을 듣고 그들은 달가운 마음으로 싸우러 나갔다.” ~ 마카베오하 11장7절.

 

2022. 5. 4. 素淡